안녕하세요. 사주명리를 논리적으로 해설하고자 하는 "사주명리해례"의 낙천지명입니다.
오늘은 천간합의 역사적 이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금법 사주 이전의 천간합화
고법과 금법[신법] 사주를 나누는 기준은 이 허중명서(송대: 사주의 체계 완성, 일간의 개념 도입)와 연해자평(송명대: 일간의 체계 완성, 십신의 개념 정립, 지장간 확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송대 이전의 고법사주에서 유의미한 서적은 오행대의(수대; 수나라 시기 유행한 오행에 대한 이론을 모아놓은 백과사전)가 유일하며, 오행대의와 이허중명서를 서로 비교하면 6C~10C(수~송대) 사이에 명리학 이론의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행대의에서 천간합화에 대한 최초의 기록으로, 갑기합목, 병신합화, 무계합토, 을경합금, 정임합수로 양가 위주의 사고방식을 강조하면서 천간의 합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후 이허중명서에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천간합화에 대한 최초 기록으로, 갑기합토, 을경합금, 병신합수, 정임합목, 무계합화로 주역의 이론을 근거로 새로운 기운의 발현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금법 사주 이전의 천간합화를 말한 오행대의와 이허중명서에서는, 대립하는 것들의 조화, 음양의 조화로써 천간합을 이해하였고, 이런 조화로 인해 새로운 기운이 빚어진다고 보아 합화가 등장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금법 사주 이후의 천간합화
연해자평(송~명대)에서는 찬간합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을 뿐 천간합화는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명리약언(청초, 17C)에서는 천간합의 원리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천간합의 작용(정임합은 음란지합이라는 등)에 대해서는 통렬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역시 천간합화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자평진전(청대, 18C)에서는 천간합은 합하여 기능이 제한된다는 즉, 합거(合去)를 주된 관법으로 다루고 있지만, 천간합화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잠깐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적천수(청대, 19C)에서는 천간합화에 대해서 이론으로 언급하고 실제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사주원국의 상황에 따라 천간합화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한다는 식으로 유연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3. 천간합화에 대한 현묘의 반론
명리의 뿌리는 오행(지구와 태양의 관계가 발생시킨 시간의 의미)의 상생상극으로 주역의 이론을 결합하는 것은 신충해야 합니다. 전혀 다른 이론적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의 기운이 다른 기운과 만나 새로운 기운을 빚어낸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기운이 그렇게 쉽게 본질을 바꾼다면, 우리의 성향과 운명을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탄생 시점에 부여받은 기운이 변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이끌어간다는 명제가 똑바로 서야만 명리의 이론은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합은 하나의 천간이 그토록 원하던 짝을 만나서 결합을 이루는 과정(결합된다면 오행과 십신의 기능이 융화되지만, 기능의 제한이 따름)을 의미하는 것이지 합화로 그 본질[오행]이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오행의 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계수가 무토를 만나서 화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계수가 무토를 만나서 기능이 제한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현묘의 관법
일관적이고 납득 가능한 미래예측을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일관된 모델링(가설)이 존재해야 합니다. 명리학자들의 역할은 경험을 쌓고, 오행의 탐구를 통해 모델링을 수정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좋은 모델링은 너무 단순해서도 안 되지지만 그렇다고 너무 복잡하고 예외가 많아서도 안 됩니다. 객관적인 미래예측 모델이 명리학의 근거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현묘의 사주명리 중급 5기 강의를 바탕으로, 천간합의 역사적 이해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지지들의 관계에 관한 내용을 포스팅할 예정이니, 사주명리의 기초 과정부터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제 블로그를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모두들 행복한 삶을 찾아갈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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